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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운세 비긴즈 #1 운세 서비스의 현실과 한계

소셜운세 비긴즈 #1 운세 서비스의 현실과 한계




새해가 밝은지 이미 한 달이 훌쩍 지났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2012년 지구 종말 얘기로 떠들썩했는데 이제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고, 연초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검은 뱀띠 해 얘기도 이미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한 해가 저물어 갈 때부터 새해가 시작되고, 설날이 돌아오는 요즘까지, 대다수 사람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로 신년 운세를 꼽을 수 있다. 새로운 일 년이 시작될 무렵, 한 해가 어떻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대체 운세가 무엇이기에 이런 궁금증의 해답이 되는 걸까?




우선 운세의 사전적인 의미부터 알아보자. 운세(運勢)란 운명(運命)이나 운수(運數)가 닥쳐오는 기세를 말한다. 여기서 다시 운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자연적인 힘을 말하며, 운수는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 하늘이 정한 운명)과 기수(氣數, 저절로 오고 가는 길흉화복)를 말한다. 즉, 운세란 인간이 어쩔 수 없는 하늘의 힘으로 이미 정해진 길흉화복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혹시 이미 정해져 있다면 예측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의 이유가 바로 매년 초마다 운세를 보는 이유이고, 다양한 운세 서비스가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운세 서비스의 종류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사람에 따라 특정 역술인이나 점집을 찾거나 충동적으로 거리의 사주 카페를 찾을 수도 있고 버스나 신문에 있는 전화 운세 광고를 보고 번호를 누를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인 요즘은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도 인터넷 운세를 볼 수 있고, 디지털을 넘어 스마트 시대를 맞이한 지금, 단연 운세 어플이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운세 서비스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지만, 그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운세 풀이의 첫걸음은 태어난 년, 월, 일, 시를 의미하는 사주(四柱)를 10가지의 천간(天干)과 12가지의 지지(地支)에 맞게 두 글자씩 풀어 모두 여덟 자, 즉 팔자(八字)로 나열한 사주명식을 구하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위치에 따라 천간과 지지가 결정되며 이에 따라 사주명식을 구할 수 있게 된다. 사주명식을 구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만세력(萬歲曆)을 사용한다. 만세력은 조선 시대에 편찬된 역서(曆書)로 약 100년에 걸친 음양오행의 위치가 기록되어 있어 천간과 지지를 찾아보기 편리하다.


하지만 만세력의 치명적인 문제는 표준이 없다는 것. 어떤 만세력은 입춘(立春)을 한 해의 시작이라 하고, 다른 만세력은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삼는다. 사주명식을 바탕으로 한 운세도 어떤 방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풀이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즉,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 만세력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운세 풀이, 이것이 현재 사주의 현실이다.





사주와 함께 신년 운세의 한 줄기를 담당하는 토정비결은 어떨까? 토정비결은 조선 시대의 토정(土亭) 이지함이 지은 책. 기본적으로 주역(周易)의 괘(卦)를 바탕으로 하지만 중국의 주역과 달리 태어난 년, 월, 일, 세 가지만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차이가 있다. 주역은 64괘를 기준으로 각각 7개로 나눠져 총 434괘가 존재하지만, 토정비결은 이보다 작은 48괘를 기준으로 각각 3개로 나눠져 144괘에 불과하다. 즉, 토정비결에 따르면 운세는 1/144의 확률로 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운세 서비스의 대세인 운세 어플로 돌아가 보자. 역술인이 운세 풀이를 의뢰한 사람의 정보를 자신이 사용하는 만세력에 대입해서 사주명식을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노하우로 운세를 풀이하는 게 전통적인 방법이었다면, 운세 어플은 프로그래밍된 만세력과 데이터베이스화된 운세 풀이를 사용해 사람의 입으로 들려주는 대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보여줄 뿐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용한 역술인은 있지만, 용한 운세 어플은 없다는 것. 역술인은 똑같은 운세라도 다르게 말할 수 있지만, 운세 어플은 불가능하기 때문은 아닐까? 어차피 확률과 통계를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운세 풀이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운세 어플 역시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게 단순히 운세 데이터베이스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면? 이런 고민이 '소셜운세'의 시작이다.